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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재탄생 리질리언스 시티(2) 재해에 강한 도시 시스템

by 이슈킹 온라인 비즈니스 2025. 5. 16.

도시는 언제든 예상치 못한 재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지진, 홍수, 산불, 감염병, 정전, 사이버 공격까지— 단 한 번의 충격이 도시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사례는 전 세계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도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어떤 도시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합니다.

그 차이는 바로 도시가 가진 "시스템 회복력"에서 비롯됩니다.

 

오늘은 "재해에 강한 도시 시스템"의 구체적인 설계 요소와 원칙, 세계 각국의 정책 사례, 그리고 기술적·제도적 측면에서 어떻게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도시의 시스템 회복력은 단순히 ‘튼튼한 인프라’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물리적·기술적 인프라, 정보 체계, 대응 절차, 커뮤니티 자원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재해 발생 시 도시 기능을 빠르게 복원할 수 있는 통합 구조"를 뜻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재난 발생 시에는 도시의 존속을 좌우하는 핵심 기능으로 작동합니다.

 

1. 분산형 인프라 구조

집중형 인프라는 효율적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전체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력망이 한 개의 대형 발전소에 의존하는 경우 그 하나의 시설이 정지되면 도시 전체가 정전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회복력 있는 도시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 "지역 단위의 미니 그리드", "에너지 저장소의 다중 배치" 등을 통해 "독립적이고 복원력 있는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건물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과 지역별 연료전지 발전기 시스템을 연계해 재난 시 독립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2. 통합적 재난 경보 및 대응 시스템

도시 시스템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회복력 있는 도시는 다중 센서 기반의 실시간 도시 감시 시스템, AI 기반 재해 예측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활용한 사전 대응 전략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전체 도시를 3차원으로 복제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여 홍수, 폭염, 인구 밀집도 변화에 따른 도시 기능 장애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 대응을 넘어, "예방 중심 도시 설계"로 전환하는 핵심 자산입니다.

 

3. 다계층적 기반 시설 복원 전략

재난 발생 시 모든 시스템을 동시에 복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회복력 높은 도시는 복구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합니다.

 

예시

1단계 – 의료·통신·전력 복구

2단계 – 교통·수도·하수 인프라

3단계 – 상업시설·교육기관

 

이러한 복구 시나리오를 평소 매뉴얼화해두고,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함으로써 실제 위기 발생 시 혼란을 최소화합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시는 국가 재난 시 ‘48시간 내 의료복구’ ‘72시간 내 통신복구’ 등의 구체적인 시간 목표를 각 인프라 분야별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4. 다중 네트워크 기반 교통 시스템

도시의 교통 인프라는 위기 상황에서 구호 물자 운송, 대피 이동, 의료 이송 등 모든 기능의 기반이 됩니다.

따라서 회복력 있는 도시 교통은 "다중 경로성", "노선 대체 가능성", "긴급 전용차로 확보", "보행 기반 대피 경로" 등의 요소를 포함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재난 발생 시 버스노선 대체 계획을 수립해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반의 긴급 이송 셔틀 개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보 이동만 가능한 고지대 지역에는 임시 보행 대피로, 이동형 조명 시스템, 무인 응급지원 드론을 연계해 복합 대응 체계를 실험 중입니다.

 

5. 재해 취약지역의 사전 리질리언스 설계

모든 지역이 동일한 위험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홍수 피해가 집중되는 저지대, 지진에 취약한 급경사지, 폭염이 심화되는 도심 열섬 지역 등 ‘지역 기반 취약성 분석’을 통해 공공시설물 배치, 인프라 개선, 주거환경 보완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뉴올리언스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기존의 해안방벽 설계를 완전히 재설계하고, "수변 완충지대(blue buffer zone)", "친환경 저류지", "피난대피 터널" 등을 복합적으로 구축해 회복력을 높였습니다.

 

6. 도시 운영자의 재난관리 역량

시스템이 잘 짜여져 있어도 운영자가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회복력 높은 도시는 지속적인 교육 훈련, 리더십 평가, 부처 간 협업 체계 점검을 반복합니다.

뉴욕시는 ‘COOP(Continuity of Operations)’ 프로그램을 운영해 각 도시기관이 재난 발생 시 단독으로도 72시간 이상 기본 운영이 가능하도록 예산, 인력, 비상 지침을 연 1회 이상 검토합니다.

 

마치며

도시 회복력은 기술이나 돈으로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시스템, 사람, 제도, 협업이 맞물린 ‘통합 설계’에서 출발합니다.

재해는 피할 수 없지만, 무너지지 않는 시스템은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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